2016년 5월 30일 월요일

예측시장 vs. 전문가: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인간 사회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 수십 년간 과학자는 다양한 예측 방법을 연구하여 개발하였고, 예측 방법은 크게 통계적/비통계적 방법으로 분류할 수 있다. 

통계적 방법은 충분한 과거 데이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미래 이벤트와 관련된 가치 있는 정보를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주관적 판단에 기초하여 비통계적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비통계적 방법은 전문가(Expert)로부터 의견을 취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의 의견이 다를 경우 어느 전문가의 의견이 맞은 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각기 다른 의견을 통합하여 하나의 예측으로 도출하는 의견통합(Opinion Pool)이 통계학이나 경영관리학에서 집단의 의사결정과 리스트 분석 등에 적용되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인터넷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s)이 비통계적 예측 도구로 화두가 되었는데 예측시장은 '아이디어시장(Idea Markets)', '정보시장(Information Markets)', '베팅시장(Betting Markets)'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예측시장에서 "반기문 UN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까요?"의 결과를 두고 예측(베팅)한다면 실제 출마 여부 결과에 따라 금전 이익/손실이 발생한다. 


미국에서 가장 활발한 예측시장을 꼽으라면 아이오와 주립대학교의 'The Iowa Electronic Markets (IEM)'과 할리우드주식거래소 'The Hollywood Stock Exchange (HSX)'가 있다. IEM은 합법적으로 $500까지 실제 현금을 갖고 베팅을 할 수 있고 정치선거 연구가 목적이지만 HSX는 사이머머니를 이용하여 영화 흥행이나 오스카상을 누가 탈지 등 엔터테인먼트를 목적으로 한다. 

예측시장이 인기를 얻으면서 대두하였던 문제가 바로 '과연 예측시장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까?'이다. 예측시장의 정확도는 현금 혹은 사이버머니로 거래가 되는지, 보상 방법은 무엇인지, 시장의 유동성(Liquidity)은 누가 공급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이 부분은 차후에 구체적으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많은 논문이 꽤 정확하다고 뒷받침하고 있다[1,2,3,4,5,6]. 


그럼 예측시장이 *전문가의 의견통합(Opinion Pool)보다 더 정확할까? [7]. 의견통합은 수학적 방법과 행동학적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학적 방법에서는 미확정 이벤트의 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확률분포의 모형으로 도출되고, 행동학적 방법은 전문가의 정보와 의견이 교환되면서 궁극적으로 균형점에 도달하여 더 의견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전제를 두고 있다. 행동학적 방법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 중 하나는 델파이 기법 (Delphi)이다. 

델파이 기법은 공개적인 논의를 허용하지 않는다. 다만 전문가는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평가할 수 있고 이에 따른 피드백이 제공된다. 그다음 전문가는 자기의 의견을 재평가할 수 있고 이 프로세스는 의견의 일치/합의(consensus)를 이루거나 약간의 견해차이만 있을 때까지 반복된다. 

수학적 방법과 행동학적 방법은 모두 장단점이 있다. 수학적 방법은 사용하기 쉽지만, 확률분포의 기준을 설정하여 제각기 다른 전문가의 의견을 통합하는 함수(Function)를 구현하기가 실제로 어렵다. 행동학적 방법은 전문가가 의견교환을 통해 본인이 가진 정보를 개선하고 수정할 수 있지만, 의견이 계속 바뀔 수 있고 완벽히 구체화할 수 없으므로 의견의 일치/합의 및 프로세스의 반복을 보장할 수 없다. 


예측시장은 현대의 금융시장처럼 오스트리아학파 (Austrian School of Economics)의 대표 경제학자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Friedrich Hayek)와 효율적 시장가설 (Efficient Market Hypothesis)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하이에크는 1940년대 중앙계획(Central planning)을 비판하며 경쟁시장에서의 가격시스템만이 시장참여자로부터 분산된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메케니즘이라고 주장하였다. 더 나아가 효율적 시장가설 이론에서 가격(price of a security)은 거의 즉각적으로 모든 가능한 정보를 반영하고 참여자들이 가진 관련 정보까지도 요약을 해주기 때문에 가격은 합의의 기댓값(expectation)을 제공한다. 이 기댓값이 미래의 미확정 이벤트와 결부되었을 때 의견의 합의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의해 노출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예측시장이 출발한다. 

예측시장은 정보의 취합과 예측이 자율적으로 구조화되는 Self-organizing 메케니즘이다. 전문가로부터의 의견 취합과 비교하면 시간과 공간에 덜 제약받을 뿐만 아니라 어떤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인지 찾을 필요 없고 어떤 취합방법을 선택할지 결정할 필요가 없다. 더불어 예측시장은 실시간으로 예측이 이루어지지만, 전문가로부터의 의견은 실시간으로 취합할 수 없다.

크라우드베이는 예측시장을 합법적으로 한국에서 구현하기 위해서 약 3년간의 이론 연구와 전산개발작업의 준비 기간을 거쳤다.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에 저촉되지 않도록 보상형 서베이와 예측시장을 결합한 비즈니스모델을 갖고 특허출원도 하였다. 

크라우드베이가 국내 대표적인 예측시장 전문 조사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는 이용자가 예측시장에 대해 잘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느냐에 달린 거 같다.  물론 단기간에 되지는 않겠지만.  



  1. [1]  R. Forsythe and F. Lundholm. Information aggregation in an experimental market. Econometrica, 58:309–47, 1990.
  2. [2]  R. Forsythe, F. Nelson, G. R. Neumann, and
    J. Wright. Forecasting elections: A market alternative to polls. In T. R. Palfrey, editor,
    Contemporary Laboratory Experiments in Political Economy, pages 69–111.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Ann Arbor, MI, 1991.
  3. [3]  R. Forsythe, F. Nelson, G. R. Neumann, and
    J. Wright. Anatomy of an experimental political stock market.
    American Economic Review, 82(5):1142–1161, 1992. 

    [4] E. W. Noreen. Computer-Intensive Methods for Testing Hypotheses: An Introduction. Wiley and Sons, Inc., New York, 1989.
    [5] D. M. Pennock, S. Lawrence, C. L. Giles, and F. A. Nielsen. The real power of artificial markets. Science, 291:987–988, February 2002.
    [6] D. M. Pennock, S. Lawrence, F. A. Nielsen, and C. L. Giles. Extracting collective probabilistic forecasts from web games. In Proceedings of the 7th ACM SIGKD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Knowledge Discovery and Data Mining, pages 174–183, San Francisco, CA, 2001. 

    [7] E. Servan-Schreiber, J. Wolfers, D. M. Pennock, and B. Galebach. Prediction markets: Does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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